
채권에는 만기가 있다
지난 포스팅을 통해 채권은 사고 팔 수 있고, 그 덕에 채권은 고정금리임에도 변동금리같은 성격을 띄게 된다는 것을 살펴봤습니다.
만약 10,000원의 만기까지 6개월 남은 채권(쿠폰 금리 5%)을 8,000원에 샀다(수익률 6.25%)고 가정해보죠. 만약, 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 예상된다면, 한 푼이라도 비쌀 때, 최대한 빨리 채권을 처분해야 할까요? 금리가 상승하면 채권의 가격은 하락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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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자산은 예측으로 미리 움직인다
“기준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의 가치가 상승한다.”
그렇다면 수익률은 기준 금리 대비 어떻게 될까요? “수익률 = 쿠폰금리(고정) / 채권의 가치”로 계산되니, 채권의 가치가 상승하면, 수익률이 기준금리 대비 낮아질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같은 채권으로 다시 예를 들어보죠.
현재 예금리가 6%인 시장에, 채권 10,000원(쿠폰 5%)은 얼마에 팔릴까요? 채권에 따른 이자는 500원으로 고정이니, 8,330원에 사면 정확히 6%를 받는 꼴이 됩니다. 그럼 채권의 가격이 8,330원보다 높으면 사람들은 무조건 예금에 넣겠군요. 예금에 넣는 것이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으니까요. 정말 그럴까요? 답은 아래 포스팅을 확인

단기물과 장기물의 차이
하지만 어디까지나 “금리가 이렇게 움직일거야!”라는 예측일 뿐입니다. 경제상황이 급변하여 금리가 예상대로 변하지 않는다면, 결국 나는 손해를 보거나 생각보다 많은 수익을 내지 못하게 되겠죠.
따라서, 시장에서 채권의 가격(“=수익률, 채권 금리”라고 표현)은 미래에 실제로 금리가 어떻게 변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지금 시점에서 금리가 어떻게 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만약 경기 침체를 예상했다고 해보죠. 그럼 단기적으로는 정부가 부양책을 펼칠 것입니다. 추경이든, 국채를 발행하든, 어떤 식으로든 시장에 현금을 풀고 싶을 것입니다. 즉, 시장에 돈이 나오게 하려면 저축한 돈이 밖으로 나오게끔 해야 합니다. 따라서 기준 금리를 낮춰 예금이 매력적이지 않게 만들어야 하죠.
기준 금리가 낮아지면, 채권(단기물)가격은 상승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으로 인해 경기가 다시 살아나면, 금리를 다시 올려서 반대로 인플레이션을 잡으려고 하겠죠? 시장에 풀어놓은 유동성을 다시 거둬들이기도 해야 하구요. 그렇다면, 금리가 올라갈 것이 예상되니 채권(장기물)가격은 오히려 하락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시 한번 정리를 해보면,

하지만 정책대로 경기는 움직이지 않는다. 역전금리곡선
이 모든 가정은 “경기 침체 이후 정부가 돈을 풀었더니, 경기가 회복됐다!”는 것을 가정합니다. 하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 돈을 푼다고 경기가 나아지지 않을 수 있죠. 결국 경기침체도 예상했고, 금리도 인하하고 유동성도 풀었는데, 경기가 나아지지 않는다면? 그렇다면 금리를 인상할 수 없으니 채권(장기물)의 가격도 그대로 상승하지 않고 오히려 수익률이 하락하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상술했듯이, 지금 시점에 정책의 결과를 예측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 위와 같이 “경기는 지속적으로 안 좋을거야”라고 사람들이 생각한다면, 결국 장기물의 가격도 상승하게 됩니다. 즉, 장기물의 수익률이 하락한다는 뜻이죠.
맨 처음 이야기 했듯이, 장기물의 위험성이 더 높기 때문에, 수익률은 더 높아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경기가 지속적으로 안 좋을 것이라고 예측하면, 오히려 장기물의 수익률이 단기물보다 떨어지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합니다. 이를 “역전금리곡선”을 그린다고 합니다.
역전금리곡선은 실제로 우리 경기가 침체되고 있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상태에서 채권시장은 이 시장이 지속적으로 침체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는 것이죠. 실제로 미국에서는 1980년대, 2000년, 2006년, 2019년 등 금리 역전 후 약 6~18개월 내 경기 침체가 발생했던 사례가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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